사실 기사 본문을 처음 접해도 이 기사가 담고있는 내용은 무엇인지 당최 파악하기가 어렵다. 기사의 첫 머리를 장식하는 리드가 너무 심플하기 때문. '김건모(40)가 추락하고 있다.' 그동안 보아온 수많은 기사들 중 이토록 간결한 리드를 본 적이 있는가?
기사 리드의 역할은 기사의 핵심 내용을 담는 것이다. 따라서 대체로는 독자가 궁금해 할 만한 육하원칙의 내용이 들어가는데, 이러한 방법은 각 매체에 따라 획일화된 리드를 내보내어 기사 자체를 단조롭게 할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여기에 담길 정보를 압축하거나 기사의 흥미를 끌만한 섹시(?)한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리드의 본질적인 역할은 사건 개요 제공과 흥미 유발이다.
김건모가 추락하고 있다? '몰락'했다며?
'40살 가수 김건모가 추락하고 있다'는 문장이 담고있는 함의는 무엇일까? 김건모가 자신이 살고있는 공동주택에서 떨어졌다는 것은 아닐테고... 그럴 리도 없지만, 도저히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없는 이유는 '추락하고 있다'라는 표현이다. 추락을 하면 한거고, 아니면 아닌거지 '하고 있다'라는 현재진행형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싶은걸까?
기사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 할 수도 있다. 물론, '추락하고 있다'는 표현에 대한 논거는 이어질 내용에 구구절절히 담겨있다마는, 그런 항변을 하기에는 이미 헤드라인에서 뉴시스 김용호 기자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이미 '김건모 '몰락''이라며 그의 몰락을 규정해 놓고선 나중에 '하고 있다'라는 표현을 쓰는 저의는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
'음반판매량'만이 음악의 평가 척도인가?
기자가 김건모의 몰락을 규정하는 원인은 바로 음반판매량이다. 매번 출시하는 음반마다 수백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100만장 이상 팔지 못하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는 김건모의 화려한 시절은 8집이 출시된 2003년에 무너졌다는 것.
그러한 원인이 그의 음악적 방황(?)이라는 의견은 차치하더라도, 음반판매량이 주춤한 김건모의 슬럼프의 결과, 이번 12집의 판매고는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김건모의 시대는 갔다'를 넘어 '김건모는 몰락했다'라는 사자후를 토해내시는 김 기자님. 이러한 사자후가 아티스트와 음악의 가치는 판매량으로만 결정된다는 자신의 문화수준의 천박함을 커밍아웃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왜 모르셨을까?
실제로 음반이 그렇게 안 팔렸나?
서태지, 빅뱅 등이 10만 장을 팔아치울 동안, 불과 6,547장을 팔았다는 김건모 12집. 기자가 언급한 '한터음악차트'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정확한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총 판매량에서는 이러한 분석이 맞는 말이지만, 음반의 출시시점과 같은 가외변인 들을 놓고 비교해본다면, 꼭 부진하다고도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사에서 언급된 '한터음악차트'에 따르면, 현재 김건모 12집의 주간 판매순위는 전체 가요음반 중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빅뱅의 미니앨범은 아이돌 가수(?)의 새 음반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건모 12집은 나름 선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다른 주요 인터넷 쇼핑몰을 살펴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건모 12집 'Soul Groove'는 현재 교보문고 가요 주간베스트 6위, 알라딘 가요 주간베스트 5위, YES24 가요 주간베스트 5위로 실제로 판매 성적도 괜찮은 편이다.
김 기자에게 묻고싶다. 총 판매량이라는 자극적인 잣대로 비교하기 전에, 먼저 왜 100만 장 씩 너끈하게 팔리던 서태지의 새 음반이 왜 고작 10만 장 정도밖에 팔리지 못했을까? 음반시장에 대한 기자의 인식이 이럴진대, 음원시장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까려면 제대로 까자
기사는 항상 객관적인 사실만 담은 스트레이트 기사일 필요는 없다. 피쳐·논설·칼럼 등등 많지 않은가? 하지만 그러한 기사들이 육하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의견'이 들어간 기사라 할지라도, 의견에 대한 논거는 적어도 제대로된 사실을 기반으로 해야할 것이 아닌가?
'통신사'라는 뉴시스에서 이런 기사가 배출되고있다는 점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어설픈 논거를 통해 펼치는 주장이나 의견으로 자기 얼굴에 먹칠하는 것 보다는, 그냥 보도자료부터 받아쓰는 연습을 다시 하시는게 어떨는지 싶다.
덧: '한터음악차트'에 따르면, 10만 장 넘게 팔린 빅뱅 음반 아직 없다. ㅡ,.ㅡ;
'김건모'에 해당되는 글 1건
- 2008/08/22 [뉴시스] 김건모가 추락하고 있다?
